필기구 변천사
어찌 보면 학생 때 가장 많은 시간을 접하는 도구인데도 불구하고, 그다지 많은 신경을 쓰지 않았던 도구이다.
당시에는 필기도구에 돈을 투자하는 게 아까워 보였다. 필기도구야 쓰이기만 하면 되지 도대체
좋은 것들이 뭐가 필요하냐고 생각했다.
문방구에서 흔히 파는 1000원짜리 샤프를 쓰면서 지내왔는데, 샤프도 전자제품과 같이
일명 뽑기 운이 있는 것 같았다.
어떤 것은 잘 이용할 수 있었으나 어떤 것은 흔히 필기하는 시간보다 샤프 심이 걸려서 샤프 심 빼는 시간이
더 걸리는 샤프도 있었다.
그렇게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을 지냈다.
어느덧 영원히 가지 못할 것 같았던 대학이라는 곳에 왔다.
TV에서 하는 논스톱의 환상은 산산조각났으나 자유로운 생활 자체는 즐거웠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던중 필기구를 잃어 버렸다.
1000원 짜리라서 그다지 아쉽게 생각되지는 않았지만,
일단 필기구를 사야하므로 문구점에 들렸다. 언제나 처럼 1000원짜리를 사려다가,
대학도 왔는데 비싼 필기구 하나 쓰자 생각하고 비싼거 하나 고른게 이거다.

Zebra Drafix 300 시리즈
당시 3000원정도 였던것 같다. 역시 비싼것은 비싼 값을 한다.
1000원 짜리가 그토록 괴롭혔던 심막힘 현상은 이 고급(당시 나에게는 고급이었다.)샤프에게서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게 만족해 하며 쓰다가 강의실에 두고 가는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저질르고 말았다.
그 후 다시 나의 전용펜이 된것은 다름 아닌 수능샤프.





초반에 의욕만만으로 출발했다가 미끄러져내린 재수때 건진거라고는 '수능샤프' 하나뿐이 없다.
쓰기에 적당하고 투명이라서 안이 보이는게 나름 괜찮았다. 심막힘 현상도 거의 없었다.
하지만 큰 문제가 있었는데 그 놈의 "KICE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같은 것이 붙어있다는것이 문제였다.
볼때마다 숨기고 싶은 과거가 떠오르는게 고역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다시 복학후 후배들이 07수능샤프를 보고 왜 가지고 있느냐고 물어볼때마다 답변을 해주는게
샤프를 바꾸게 된 가장 큰 계기라는것은 밝히고 싶지 않은 비밀이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바꾼게 바로 "STAEDTLER 925"




며칠간 써본 바로는 괜찮다.
샤프심막힘 현상도 한번 있었던것 빼고는 합격점을 줄수 있다.
하지만 위의 Drafix 시리즈보다 비싸게 샀는데 왠지 Drafix시리즈보다 못하게 느껴진다.
Day
2007/10/11 20:45
